“가자는 죽음의 동물원…인간으로 존엄하게 살고 싶다” [가자 전쟁 장기화]

“가자는 죽음의 동물원…인간으로 존엄하게 살고 싶다” [가자 전쟁 장기화]

“가자는 죽음의 동물원…인간으로 존엄하게 살고 싶다” [가자 전쟁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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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가자지구에 휴전이 찾아오자, 가자 북부 가자시티의 파흐미 알지르자위 학교에서 작은 칠판 하나를 두고 학생들에게 영어 수업을 다시 시작한 라자 란티시. 라자 제공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h:730’을 쳐보세요.) “그날, 아이들과 여성들의 비명 소리가 일곱번째 하늘에 닿았다.” 서울에서 8천㎞ 떨어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영어 교사이자 다섯 아이의 엄마 라자 란티시(39)는 5월26일을 떠올리며 괴로워했다. 이슬람 신자에게 가장 신성한 경전이자 삶의 지침이 쓰인 코란에서는 일곱개의 하늘 이야기가 나온다. ‘일곱번째 하늘’은 신의 모습이 세상에 드러나기 이전 상이바보
태를 가리킨다. 현세로부터 가장 먼 곳, 알라의 바로 아래 천국의 끝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람들의 비명이 깊고 날카로웠던 그날 라자는 일터인 학교와 학생들, 이웃들을 잃었다. 일곱번째 하늘을 떠올렸다. 자신이 전쟁 전부터 근무하던 학교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사라진 날이었다. 라현대기아차 구매프로그램
자는 지난해 한겨레와 모바일 메신저 와츠앱을 통해 가자 전쟁 1년을 돌아보는 인터뷰에 응했던 영어 교사다. 당시 다섯차례 이상의 피난에 대해 이야기했던 그는 고향이자 집이 있는 가자시티에 돌아와 있다. 이스라엘군의 군사 공격이 다시 격렬해지며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자지구 상황을 듣기 위해 최근 한겨레는 그와 다시 메신저 등을 통해 이야기를 나눴다창업자금지원센타
. 그가 고통스럽게 회상했던 5월26일 이른 아침,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파흐미 알지르자위(알자르자위) 학교를 공습해 최소 33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희생자 중에는 최소 18명의 아이와 6명의 여성이 포함되어 있다. 피난 장소로 쓰였던 학교 건물에서 생활하던 난민 가족들이 주로 희생됐다. 프란체스카 알바네세 유엔 팔레스타인 인권특별채권형펀드
보고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학교 안 불길 속에서 출구를 찾고 있는 듯한 어린이의 영상을 공유하며 “너무 많은 사람과 너무 많은 아이가 산 채로 불타는 것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우리를 용서해주기를 바란다”는 글을 적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지휘통제센터에서 활동하던 주요 테러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아파트 매매 대출이자
. 프란체스카 알바네세 유엔 인권특별보고관 엑스에 공유된 영상 갈무리. 라자는 “가자는 죽음의 동물원이다. 가자지구에서 생명이 살 곳은 남아 있지 않다. 우리는 지금 생명력이 없이 살고 있다”고 자조했다. 그는 거주간이사업자 기준
하는 아파트가 학교와는 떨어져 있어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 라자를 포함한 가자지구 주민들은 올해 상반기를 ‘짧았던 평화 뒤 찾아온 더 참혹한 전쟁’의 기간으로 기억한다. 올해 1월15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3단계 휴전에 합의했고 같은 달 19일 휴전이 발효됐다. 라자와 남편 그리고 다섯 아이 등 일곱가계기업대출
가족은 같은 달 27일 가자시티 집으로 돌아왔다. 2023년 10월7일 가자전쟁 발발 6일째 피난한 뒤 473일 만이었다. 집은 다행히 부분적으로만 파손됐다. 돌아온 집은 회색 먼지로 가득했다. 물건 상당수는 도난당한 듯 집에서 사라진 뒤였다. 그래도 가족들은 먼지를 닦아내고 다시 살아갈 희망을 서서히 키울 수 있었다. 때로는 “집이 누제1금융권종류
군가에게 습격을 당할까 봐, 다시 집을 떠나 이주해야 할까 봐 두려웠”지만 가족들은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여학생들이 바닥에 앉아 라자의 수업을 듣고 있다. 라자 제공 경기지방중기청
작은 칠판과 매직펜뿐인 교실이지만 많은 학생이 라자의 수업을 들었다. 라자 제공 라자는 파흐미 알지르자위 학교에서 3월부터 10학년과 7학년의 여학생 200명을 가르쳤다. 그가 보내준 천막 교실 사진을 보면, 흙바닥 위 작은 화이트보드 칠판 하나였지만 선생님인 라자와 수쉐보레 자동차 할부
많은 학생의 열정으로 가득 차 보였다. 학교 건물은 다른 지역에서 온 피난민들이 사용해 수업에 쓸 수는 없었다. “대신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학생들을 가르쳤다. 텐트가 작아서 모든 학생이 수업을 들을 수 없을 정도였다.” 평화는 짧았다. 라자의 수업은 3월18일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재공습으로 휴전이 파탄 나면서 끝났다. 다시 전쟁이 시작됐고, 모든 미래가 보이지 않게 됐다. 밀가루 1㎏의 가격은 0.5달러였으나 지금은 20달러(약 2만7천원)가 됐다. 구하기 힘든 채소는 더욱 비싸 양파 1㎏은 50달러(약 6만8천원)를 넘겼다. 시장에는 고기·달걀·과일·과자 등은 아예 찾을 수 없고, 끼니를 때울 밀가루 외 다른 종류의 음식을 살 여유는 사라졌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죽어갔다. 휴전 이후 재공습이 시작된 3월 중순 이후에만 5천명 이상이 또 숨졌다.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집이 파괴되어 갈 곳 없는 이들이 너무 많았다. 이스라엘군이 재공습에 나서면서 대피 명령이 수시로 떨어져 저장해둔 식량을 먹을 수도 없는 이들도 있었다. 라자는 저장해둔 식량을 굶주린 이웃들에게 나누었다. 그러나 이런 삶이 계속될 수 없다는 것을 라자는 잘 알고 있는 듯 보였다. “어린이들은 영양실조에 걸릴 위험이 크다. 쉽게 병에 걸리고 약을 구하기도 어렵다. 심장 질환을 앓던 언니의 남편은 결국 약을 구하지 못해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하나에 의지하고 있다는 라자는 간이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조명과 휴대전화만 충전하고 있다고 했다. 가자 주민 중에 태양광 패널을 갖고 있는 이는 드문데 라자 가족은 운이 좋았다. 가자 학생들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선생님들로부터 온라인 수업을 듣기도 하지만, 실시간으로 이런 수업에 참여할 수 없는 아이들이 많다. 휴대전화 인터넷 접속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가자 북부 가자시티의 파흐미 알지르자위 학교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뒤 아이들이 잔해 위를 걷고 있다. 가자시티/신화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각) 가자시티 파흐미 알지르자위 학교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뒤 주민들이 학교를 둘러보고 있다. 가자시티/타스 연합뉴스 주민들은 가자 전쟁 발발 전 해안가에서 휴가를 즐기기도 했으나 이제 해안가는 난민촌일 뿐이다. 가자지구 전역에서 이스라엘의 재공습을 피해 이주한 난민들의 텐트로 해변은 가득 찼다. 라자도 가자시티에 사는 것이 가족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남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집트로 피난 간 친척도 있다. 그러나 그는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끔찍했던 470여일의 피난 생활이 더 고향에 있도록 마음을 붙들었다. “가자에서 사는 것은 정말 힘들다. 사실 삶을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요리, 물 길어 오기, 빨래하기 등 모든 일상생활을 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렇지만 다시 고향을 떠나 이곳저곳 떠돌아다니거나, 영원히 고향에서 쫓겨난다는 것은 더 힘들다. 우리 가족은 그럴 여유가 없다. 가자시티, 가자지구를 떠나 이집트로 피난 간 많은 사람이 있지만 그들도 가자지구로 돌아갈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거다.” 라자에게 ‘희망’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이 도시에서 안전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존중받고 존엄한 삶, 인간으로서 합법적 권리를 누리는 삶”이라고 강조했다. 라자는 가자 주민들과 마음으로 연대하고 있는 한국 독자들에게 자신의 꿈을 소개했다. “어떻게 평화롭게 살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 우리는 평화가 그저 말로만 전하거나 슬로건으로만 전달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이 나라에서 진정한 평화를 누리고 싶다. 우리는 평화롭고 존엄하게 사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휴전 이후 가자시티의 집으로 돌아온 라자의 딸 마이스(8)와 라잔(7)이 소파에 앉아 있다. 라자 제공 최우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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